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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신물리학
 
  외계 우주인을 채널한다?
  글쓴이 : kopsa     날짜 : 99-10-24 15:55     조회 : 9367    
외계 우주인을 채널한다?
(2005/07/30 단락 정리)
 
  UFO에 대한 믿음은 대체로 종교적, 과학적 두 가지로 나눠 분석할 수 있다.
우주과학의 시대에 신을 외계 우주인으로 대체한 종교적 색채를 발견하는 것
은 당연하다. 'UFO와 무속 비교'와 같이 이에 관한 학술적 분석이 종교학회에
서도 발표되고 있다 (연합통신, 1999년 5월 26일, 한국종교학회, 춘계 학술대
회 개최).또한 UFO는 종교적 사상 속에 포함되기도 한다.

1. 채널링으로 알아낸 외계 우주인?

  예를 들어 증산도 사상 연구회를 다룬 기사(중도일보 1996년 10월 25일, [종
교]  UFO와 외계문명 존재할까?)에는 "증산도의 창시자인 증산 상제는 외계문
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1백 여 년 전에 종도 들에게 여러 차례 말을 했
다고 한다"며 다음과 같은 학자에 관한 글도 실렸다.
 
  "경북대 이상환 교수(경영학과)는 발표논문을 통해 '역사 속에 신비로만 묻
혀왔던 외계문명은 실제로 존재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UFO 연
구가들이 밝힌 각종 과학적. 초심리학적 견해와 외계인과 텔레파시를 교환한다
는 '채널러'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들은 외계인들이 인류에게 조
만간 닥쳐올 대 격변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으며 동시에 대 격변 후에 열리는
새시대 문명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위 기사의 과학적. 초심리학적 견해에서 과학적이란 UFO 목격. 피랍 등과
같은 증거를, 초심리학적이란 채널링을 통한 외계인과의 대화를 말하는 것 같
지만 초심리학적인 것을 과학적인 것으로 보았는지 기사만 갖고는 분명치 않
다. 대체로 채널링은 과학적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UFO의 존재여부를 토의
하는 학자들의 입에서는 거론되지 않는다.

  여하튼, 우리 주위에는 외계인과의 채널링 이야기가 흔하다. 다음과 같은 친
절한 해설기사도 눈에 띈다 (한국일보 1999년 5월 30일, [채널링] 외계인과 대
화 나눠볼까).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채널링
(channel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TV 채널을 맞춰 방송을 본다"는 것처럼 영
혼 이나 신적인 존재 또는 외계인과 정보를 주고받는 행위를 뜻하는 말....최
근 서점에는 외계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그들의 메시지를 소개한 책들이 수십
여종이나 나와 있다. 모두 채널러(채널링하는 사람)들이 채널링을 통해 받아들
인 외계인의 메시지를 수록한 것."

  외계인들도 거처가 있을 것인 즉,  채널러는 우주 어느 부분의 외계인인지
를 말해야 할 것이다. 앞의 기사에도 "안드로메다 성운의 '안드로메다인' 북두
칠성 주위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플레이아데스인' 들이 전했다는 내용은 황당
하기만 하지만 현재 인류의 생활과 관련해 음미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듣는다"는 구절이 있다. 공상 소설 유형의 이야기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곁
들여 외계인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2. 채널링의 본래 모습

  앞서 "채널링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했으나, 채널러(channeler)란 
영적 세계를 넘나들며 그곳의 정보를 알려준다고 하는 우리 주위의 무속인
(shaman), 서양의 영매(medium)와 유사하다. 서양에서는 19세기 영성주의
(spiritualism)의 대두와 함께 영매의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들은 영적
세계를 넘나든다는 영가이드를 통해 그곳의 정보를 얻는다. 뉴에이지와 함께
따라다니는 것이 영매이다. 1980년대 뉴에이지의 대모라고 불리는 매클레인
(Shirley MacLaine)은 영매를 통해 자신의 전생을 알아내어 책으로 출판, 영성
주의를 유행시켰다. 

  서양에서 19세기 말 심령현상의 연구도 사실상 영매현상의 연구라고 부를
수 있다. 또한 초심리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라인(J.B. Rhine)이 초심리학의
길로 들어서게 한 계기는 영성주의를 믿는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에게
서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령연구, 초심리학과 함께 따라 다니는 것이 영
매, 채널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채널러란 영매의 현대판 이름이다. 

  당대의 영성주의자 코넌 도일이 "최초의 그리고 가장 유명한 현대 영매"라
고 부른 사람이 스웨덴의 신비주의자 스웨덴보리(Emanuel Swedenborg, 1688-
1772)이다. 또한 라인도 그를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선구자"라고 불렀
다. 이러한 스웨덴보리는 오늘날 채널링이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천체와 그곳
에 거주하는 외계인에 관한 지식을 얻어내어 <우주 속의 주민들(The Earths
in the Universe)>이라는 작은 책에 담았다.

  스웨덴보리는 그 책에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태양계의 행성을 제외한 행성들
(달을 포함하여)의 거주인 들은 인간과 닮았으며 모두가 그곳을 가끔 방문하
는 예수 그리스도를 숭배한다고 그려 놓았다. 수성 인은 온화한 기후에 살고
있으며 여성은 작고 아름다우며 린넨 모자를 쓰고 있다. 그곳의 남성들은 몸
에 꼭끼는 푸른 의복을 입고 있다. 그들은 기억력이 좋으며 천문학에 관한 엄
청난 지식을 갖고 있다. 그곳의 소들은 지구의 것보다는 작다. 이외 다른 행성
의 거주인들도 이런 식이었다.

  이제 시대를 1970년대 스탠퍼드 연구소(Stanford Research Institute)로 옮
겨오자. 그 곳의 푸토프(Harold Puthoff)와 타그(Russell Targ)는 '먼곳 보기
(remote viewing)' 실험에 동원되었던 두 심령술사, 스원(Ingo Swann)과 비교
적 나이가 많은 심령술사 셔먼(Harold Sherman)을 동원하여 외계인을 채널하였
다.

  이들은 예를 들어 수성에서 스웨덴보리가 보았던 인간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째서일까? 과학의 진보에 의해 행성에 관한 많은 발견에 접했기 때문에 이
를 말할 수 없었다고 본다면 틀린 것일까? 세이건(Carl Sagan)은 <다른 세계
(Other Worlds)>에서 "어떤 심령술사도 신비적인 힘을 동원하지 않고  훌륭한
기본 천문학 책을 읽는 능력을 갖고 할 수 있는 것 보다 행성의 본질을 더 잘
추정하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적었다. 

3. 시리우스 외계인

  얼마 전에 서점에 나온 < UFO 한반도 프로젝트 >에는 시리우스별 외계인과
의 채널링을 통해 발견한바, 2012년 또는 2013년 무렵 5차원 세계로 변모하여
우주인과 자유롭게 소통하게 된다는 내용이 있다(스포츠서울 1999년 6월 28
일, '2012년 우주인과 더불어 생활'...뉴에이지의 시각). 책의 저자는 특
히 "그 시대가 오면 한국인이 최초로 우주와 본격적인 대화의 창구가 될 가능
성이 높다"고 했는데, 이유인즉 "단군 탄생설화를 보면 환웅이 3천명을 이끌
고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대목은 우리가 외계인의 자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다"라는 것이다.

  시리우스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시리우스 UFO 우주과학연구센터(이스
탄불 소재)'에서 제1회 국제 UFO 심포지엄이 열린다는 기사도 있다(세계일보
1999년 2월 22일, [토픽] UFO 국제심포지엄 터키서 열린다). 폰 데니켄 등 유
명 인사가 참석할 예정인데 '지구가 외계 생명체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는 사실
을 증명하는 다양한 증거들이 제출될 것'이라고 한다.

  이 때 다양한 증거들이란 채널링에 의한 외계인이나 UFO의 존재 증명이 아니
라 학문적 토의가 가능한 정도의 증거를 말한다. 단군 설화를 인용하여 우리
의 조상이 외계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폰 데니켄의 외계 우주인 지구방
문 이야기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경우에 반박에는
학문적인 배경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하튼, 이곳에서 말하려는 것은 시리우스별이다. 어째서 시리우스별의 외
계인을 흔히 말하는가? 폰 데니켄이 외계 우주인의 지구방문을 유행시킨 1970
년대, 이에 편승하여 나타난 1976년 템플(Robert Temple)의 <시리우스 미스터
리(The Sirius Mystery)>와 관련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책
은 서아프리카 말리(Mali) 팀북투(Timbuktu) 시 190마일 남쪽에 위치한  지역
에 살고있는 한 부족인 도곤인(Dogon)이 1,000년 전에 시리우스별 계에서 온
양서류 외계인의 방문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증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였을까?  템플은 우선 도곤인의 믿음과 전설에
서 시리우스별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다음에 도곤인은 시리
우스 계에 대한 향상된 천문학적 지식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는데,  도곤인
은 시리우스 계의 두 번째 별, 즉 시리우스 B라고 불리는 백색왜성에 대해 알
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시리우스  B 를 천문학에서 발견한
것은 1862년이며, 도곤 전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왔으
므로, 시리우스 별계에 대한 이런 자세한 지식을 외계 우주인이 전해주지 않고
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도곤 전설에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도곤 문명의 창시자 놈노(Nomno)를
태운 '반원형의 물체(Arch)'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이들이 고대 우주
인이라고 템플은 주장하였다. 템플은 놈노가 양서류하고 가정하였다. 시리우스
는 대단히 뜨거운 별이기 때문에 그 별 근처에 있는 행성에 사는 외계인은 당
연히 냉각을 위한 물 환경에 살 것이라는 것이다.

  과연 템플의 이런 주장은 옳은 것일까? 계몽 차원에서도 템플의 주장을 자세
히 분석하여 문제점을 지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일을 한 리드패스(I.
Ridpath)는 천문학적 관찰결과에 의하면 시리우스 계의 환경이, 예를 들어 시
리우스  B에서 X-선의 방출이 관찰되는 등 환경이 생명체의 존재에 부정적이라
고 지적도 하였으나 템플의 도곤 전설의 분석이 더욱 중요하다. 

  도곤인은 사실 1940년대 인류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된 것이다. 템플은 반원
형의 물체가 하늘로부터 내려왔다고 했지만 실제 도곤 전설에 의하면 놈노가
반원형의 물체 또는 다리 위를 타고 하늘로부터 내려왔다고 되어 있다.  이렇
게 되면 템플의 해석과는 다르다. 또한 이러한 전설은 도곤에서만 특이한 것
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이다.

  템플은 도곤 전설을 인용하여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려고 하였으나 실제로
도곤 전설은 풍부하며 복잡하다. 그래서 그가 인용한 내용은 그 중에 적합한
것만을 취한 것이며 전설 중에는 그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사실상 학술적 분석에서 채택하지 않는다. 

  또한 도곤의  시리우스 계 전설에 의하면 시리우스 A와 보이지 않는 두 개
(템플은 하나라고 했지만)의 동반체를 포함하여 이 계에는 9가지 물체가 있
다. 그러나 사실 시리우스 계에는 한 개의 보이지 않는 별만이 있다. 따라서
도곤전설의 천문학적 지식의 중요한 점이 실제는 잘못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하튼, 도곤인이 정확히 알고 있어 보이는 시리우스 B에 대한 지식을 회의
적으로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 중 하나는 도곤인이 외계 우주인으로부
터 시리우스 B에 관한 지식을 얻은 것이 아니라 1920년대 또는 그후에 서방인
과 접촉의 결과 이를 알고 전설에 포함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런 일이 가능하였을까? 20세기초부터 도곤인은 선교사와 접촉하였으며 그
전 1800년대 말부터는 무역상인을 통해 서방인과 접촉이 있어왔다.
 
 리드패스는 현대 지식이 어떻게 쉽게 전설의 일부가 되는 지, 뉴기니 원주민
을 예로 들었다. 그곳을 방문한 의사에게 원주민은 어떤 질병이 보이지 않는
영에 의해 피부를 통해 들어와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모래에 그림을 그렸
다. 그것은 정확히 현미경으로 관찰한 미생물의 모양과 같더라는 것이다. 그렇
다면 원주민은 이런 지식을 외계 우주인으로부터 얻었을 것인가? 폰 데니켄 이
나 템플은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나, 실제 뉴기니를 방문하여 조사했던 유명 의
사가 자신의 현미경을 들여다보게 한 때문에 이런 그림이 나왔다는 것이다.

  또한 학자들 중에는 도곤인이 알고 있었다는 시리우스 B의 지식이 단지 우연
의 일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시리우스와 두 개의 동반체는 도곤인의 사상
에, 다시 말해서 이들의 특이한 우주론에 중요한 요소이며 서양 천문학자에 의
해 시리우스 B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이들은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었을 것이
라는 것이다. 물론 뉴에이지 작가 외에는 외계 우주인설을 말하는 경향이 없
다. 그러나 일부는 미 흑인의 우수성, 이들의 뿌리인 아프리카인의 우수성을
강조하려고  도곤인의 천문학적 지식을 실제라고 하며 이것저것 증거를 대기
도 한다. 


4. 참고

1) 강건일, 신과학은 없다, 지성사, 1998.
2) 강건일, 신과학 바로알기, 가람기획, 1999.
3) Martin Gardner, The New Age, Prometheus Books, Buffalo, New York,   
  1991.
4) Terence Hines, Pseudoscience and the Paranormal, Prometheus Books,   
  Buffalo, New York,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