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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대 6년제와 세마리 토끼(05/06/18 독립적 사고의 결핍 문제 추가)
  글쓴이 : kopsa     날짜 : 02-08-17 09:44     조회 : 7184    
약대 6년제와 세마리 토끼(05/06/18 독립적 사고의 결핍 문제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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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18일 추가합니다. 오래 전에 아래와 같이 ‘약대 6년제와 세 마리 토
끼’라는 글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약대 6년제(2년 +4년)가 성사되는 분위기
에서 그 동안의 진전 등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아 알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간
단히 의견을 피력할까 합니다.

어제 교육부의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의사협회에서 출입구를 봉쇄하여 공
청회가 연기됐다고 하는데 약대 교육연한 연장에 의사협회는 아무 관련이 없습
니다. 우리의 의사들이 어째서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를 일입니다.

약대 교육 연한 연장에 대해서는 앞서도 말했지만 그 동안 전혀 관심이 없었습
니다. 2년전 인가요? 우연히 런던에서 캐나다 약학 대학 졸업생을 만나 학제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5년제(1년 + 4년)에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 5년제라는
것이 한국의 4년제에 1년간 임상 약학 과정이 포함된 형태입니다. 그래서 약사
가 됩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대학원에서 임상약학 2년을 더 공부하면 Pharm.D. 자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 약사가 되겠다는 뜻이 있는 사람만이 임상 약학 대학원
에 진학합니다. 많은 사람은 그대로 5년 교육의 약사 면허를 갖고 약국을 하거나
체인 약국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또 연구 생활을 목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원하는 분야에 진출합니다.

약대 6년제의 큰 문제는 약사 외의 분야 진출에 장애가 된다는 점입니다.
6년간 교육을 받고 다시 4년제 대학 졸업자와 동일하게 대학원 석사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서 약학대학의 전문성을 약사로 완전히 묶는 결과입
니다. 이 점을 고려한 것이 캐나다 약대의 5년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약대 6년제가 국가적 약사의 기능에 반드시
필요한지에 관한 것입니다. 캐나다는 미국의 6년제 전문 약사가 아닌 5년 교육
약사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약사 외의 분야 진출을
고려한 것입니다. 우리는 캐나다가 미국과 동일한 반경에 있지만 스스로 자신에
적합한 제도를 취하는 이 독립적 사고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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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도 약학계에서는 교육 연한을 6년제로 연장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정확한 내용은 모르나 몇 년 전 만해도 아래 글
에 나타낸 것과 같이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중 한 마리 토끼는 비과학적인 한약 교육입니다. 세 마리 토끼의 배경에는
약대 교수와 약사의 그릇된 이해가 도사려 있는 것이 아닌가, 교육의 방향
을 바로 알리려고 했습니다. (이런 글들에 대한 반응은 정확히 모르지만
이 칼럼을 쓸 때 후배 교수나 아는 사람들이 메일로 근황을 물어 오곤 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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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일 박사의 의약산책 (44)
약대 6년제와 세마리 토끼

30년 전부터라는 말도 있으나 필자는 1980년대 초부터 약대 학년연장의 당
위성을 주장하며 쓴 글들을 읽어 왔다. 모두가 학문적, 사회적 발전추세에
맞추어 그렇게 돼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런 교육적 목적이라면 응당 그렇
게 되었어야 할 것인데 무엇이 지금도 절박하게 주장만 하게 만든 것일까. 
무엇인가 우리 스스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필자는 최근의 주장에
서 산업약사, 임상약사, 한약약사의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발견하고 놀란다. 정말로 이렇게 해야만 약사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것인
지에도 의문을 갖는다. 

세계의 모든 약학교육은 임상약사의 배출을 제일의 목적으로 한다. 미국은
지극히 전문화된 임상약사 양성을 목적으로 6년제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
으나 약학 연구인력의 양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타 선진국에서
는 4-5년제로 임상약사를 배출하면서 이 문제를  융통성있게 해결하고 있
다. 그들은 임상약사가 되기에 필요한 핵심교과목을 설정한 다음에 임상약
사의 흥미에 맞추어 그리고 산업분야, 연구분야에 진출할 약사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과목을 마련해 두고 있다. 산업약사건, 임상약사
건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은 대학원에 맡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학부과정에 고정적으로 산업약학과 임상약학 과목을 늘
려, 그것으로 두 분야에 전문적 역할을 담당하는 약사를 배출하겠다고 주
장한다. 이것이 학년연장의 당위성이다. 그렇다면 산업약사건 임상약사건
타분야의 교육을 그렇게 받을 필요가 있는지 교과목의 낭비에 대한 합리화
논리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임상약학의 비중이 제대로 강조되었는지도 살
펴보아야 한다. 세 번째 토끼, 한약약사 교육과 관련하여 과연 한약이 앞으
로 10년, 2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의미를 가질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
지 않을까. 
 
이보다 학년연장의 주장이 주장으로 그쳐온 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 약학
교육계에서는 무려 20년간 이 주장을 하면서도 실제 학문적, 사회적 발전
추세에 맞추기 위한 교육적 노력은 거의 없었다. 4년제로도 이 추세에 맞
춘 향상된 교육을 해 오고 있는 외국 대학의 예를 알고 있는지. 필자는 약
학 교육계의 무능력, 안일함, 특히 학과목의 이권화가 자초한 한국약사의
비참한 현재 입지를 다시 6년제의 절름발이 세 마리 토끼로 탈바꿈시켜 놓
고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주장에 놀랄뿐이다. 교육적 목적에 맞추어 자연스
럽게 이뤄져야 할 학년연장을 정치적 문제로 만든 배경에는 약학교육계가
자신의 문제를 감추기 위한 허위가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e-mail 
glass393@chollian.net  전 숙명여대 약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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