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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판 도선 설송은 언론 플레이에 능한 '삭발위승'
  글쓴이 : 장정태     날짜 : 02-03-29 18:39     조회 : 8566    
현대판 도선 설송은 언론 플레이에 능한 '삭발위승'

설송은 "내가 뭐 앞을 내다본다고? 내가 뭘 앞을 내다봐. 한치 앞도 못 보
는 게 사람인데…"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정치인들이 그를
찾고 계속 언론의 입에 오르는 것일까요? 장정태님은 제일 끝에 "지금까지
살펴본 바 언론기관에 비친 설송은 고도의 언론 플레이에 능한 권력 지향
적인 '삭발위승'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시대조류를 누구보다 영악하게
읽을 줄 아는 그런 사람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아래 장정태님의 글을 읽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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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승종 종정 설송은 올바른 예언을 하고 있나?

1996년 10월20일 김대중 대통령(당시 국민회의 총재)은 측근들의 요청으로
현불사를 방문…… 김 대통령은 당시 설송 대법사와 단둘만의 시간을 가졌
다. 그 자리에서 설송 대법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다음 대통령은 당신"이라
는 확신을 김 대통령에게 들려주었다.(일요신문 2001.1.7)

KBS-TV 드라마 "태조 왕건"이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 그의 대권(왕권)을 미리 예언했다는 도선국사가 주목을 받았다. 그와 함
께 현대판 도선이라고 불리면서 정치인들의 발걸음을 잡아 놓고 있는 설송
은 "차기대권은 3파전 양상이 될 것"이며 "세 후보의 팽팽한 각축전 끝에
한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당선된다"는 것이다. 또 "대권은 나와 가까운 사
람이 잡을 것"이라고 예언해 현불사를 찾는 대권주자들의 발길은 더욱 바
빠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메이커 2001.6. 28)

무속인 조자룡, 심진송, 최연순, 고유신앙연구회 정무영 회장 등을 제치고
역술의 달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설송(84세)은 1994년까지 '유발승'(머리를
깍지 않은 스님)이었다가 그 이후 "현생에서의 숙제를 다했다"며 머리를
깎았다. 현재 삭발승 100여 명을 비롯해 다수의 유발승 제자를 두고 있다.
이것이 베일에 싸인 설송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다.

<<삼국유사>>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조>에 보면 세속에 살면서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저녁에는 참선수행하는 재가승의 이야기가 나온다. 재가승
이란 세속에서 권속과 더불어 살면서 생업에 종사하는 유마거사와 또 다른
모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출가 사문이 아니면서 불도량에 의지해 사는
머리긴 유발승이란 제도는 최근세에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철학관(언제부터 점집이 이런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지
만, 접신하지 않은 '풀어 먹고 사는' 사람들은 이런 명칭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을 운영하며 점사를 보던 이들은, 불교재산법 폐지 후 우후죽순처럼
불교종단이 난립하게 되었을 즈음, 일부 군소종단들이 이들을 영입하면서
유발승제도가 채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전에 큰스님을 중심으로
유발상좌라는 재가신도 가운데 불심이 깊은 일부 신도들에게 편리에 의해
붙인 경우가 있었지만 불교는 크게 4부대중으로 나누고 있다. 출가하신 청
정비구, 비구니와 재가 신도조직인 우바이, 우바세가 그것이다.

유발승 제도는 전통적인 승가의 모습을 갖춘 종단보다는 신생종단에서 찾
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바람직한 승가의 모습은 아니다. 이런 논리로 볼
때 설송은 바른 승려의 모습이기 보다 철학(명리학, 사주, 관상 등)으로 인
생의 문제를 풀어주던 처사의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그것은 통상 불교계에
서 80 이상의 세수를 가지고 있다면 명확한 출가이력이 있어야 함에도 뚜
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불교계 이력이 없다는 점이 이를 뒤받침 해주고 있
다. 다만 설송스님이 나이 40대 초반 무령조사로부터 불명을 받았다. 무령
조사 수하로 함께 공부한 제자 벽송스님과 수원에 있는 일광사에서 잔일을
돌보는 불모하니(계를 받기 전, 잔일하는 수행자) 노릇을 했다는 정도만 전
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경북출신의 L의원이 6월14일 기자에게 전하는 말에 의하면
「설송스님께서 "한나라당 당명을 조순선생(전 부총리)이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거 좋습니까? 안바꿉니까?" 라고 묻기에 (내가) "이름이 좋은데
왜 바꿉니까?" 라며 가볍게 웃어 넘겼다.」고 설명했다.(주간동아
2001.6.23) 그리고 "현재 왕기(王氣)가 서린 정치인은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
원과 이수성, 이홍구 前총리 등 3명과 성(姓)다른 한 사람"(주간동아
2001.6.23)이라며 설송의 예언이라 전하고 있다. 이런 예언 탓인지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의 부인 김은숙씨는 지난 삼월 삼짓날 경북 봉화에 있는
현불사를 찾아 설송스님을 만났다고 한다.(주간동아 2001.6.23)

한편 작년 11월26일 경북 안동시 인근에 위치한 우각사라는 절을 찾은 이
수성(前 국무총리)씨와 일행 7-8명을 처음 본 설송스님은 이 자리에서 "삼
짓날(2001년 음력 3월 3일) 현불사 경내에 나무 한 그루를 심으라"고 권한
이야기가 삽시간에 퍼져 작지만 파장이 있던 것으로 <일요신문>(2001.1.7)
은 전하고 있다.

그와 관련된 기사 가운데 흥미를 끄는 것은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
다."(일요시사 2001.9.23)는 차기 대권에 관한 또 다른 예언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예언가로 일반인들에 각인되는 것이 부담스러
운지 최근 한 주간지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예언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예언가는 더더욱 아니라는 변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대 관심사인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정확히 맞췄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큰 뜻을 이루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말했을 뿐"이라며 항간의
예언을 일축했다. "나는 예언가가 아니다. 그냥 산 속에 묻혀 불경 공부하
는 늙은 중일뿐이다. 그런데 밖에서 몹쓸 사람들이 나에게 확인도 않고 날
마치 점쟁이인 것처럼 마구 써낸다."며 불편한 심기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뭐 앞을 내다본다고? 내가 뭘 앞을 내다봐. 한치 앞도 못 보는 게
사람인데…… 난 그저 산 속에 묻혀 부처님 공부하는 중일 뿐이야. 공부만
하고자 하는 사람인데 자꾸 찾아와서 물어 봐. 뭘 들을게 있어. 안 그러면
내가 뭐 하러 이 산 속에 파묻혀 있겠나?" 설송스님은 내년 대통령선거와
관련된 예언에 대해서 "한치 앞도 못 본다"며 아예 질문을 원천봉쇄 하고
자 했다.(일요신문 2001.7.15)

(덕담이라는 말뿐이라면) 이는 지금까지 설송과 관련된 천기누설 부분은
그와 만났다고 전해지는 인사들에 의해 임의로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추측
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덕담을 사실로 받아들일지 모르고 하
는 말인지, 예언자 특유의 책임을 회피하는 술책인지는 다른 문제이다.)

그와 만났다고 언론에 보도된 인사로는 김대중 대통령, 이한동 국무총리
부인 조남숙 여사, 김중권 민주당 前대표, 박태준·이수성 前총리, 한화갑
민주당 최고위원,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대신해 부인 한인옥 여사, 조성
준·조한천·추미애 국회의원, 권정달 한국자유총연맹 이사장, 정의화·최
돈웅 한나라당 의원, 장영달 前의원, 윤길중 前 국회부의장, 최명헌 의원,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 부인 김은숙 여사, 이기택 前 민국당 최고위원 그
리고 노태우 前 대통령은 현불사 신도였던 삼촌 노병상씨가, 김영삼 前대
통령은 현불사 신도회장을 지낸 경남고 동창회 간부 모씨가 다리를 놔 직
접 만났다고 전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역술인 설송이 아닌 불교신도로
순수하게 찾은 이도 있을 것이다.(직책은 언론보도에 충실하고자 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중권씨는 대표시절 기자초청 만찬자리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예언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설송스님을 만난 적이
있다며 "그 스님이 총선에서 (내가) 100% 당선되고 앞으로 큰일을 할 것
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총선에서 떨어졌다"면서 "스님말이 다 맞는 건 아
니다"며 씁쓸해 했다고(일요신문 2001.6.24) 전하고 있다. 북한에서 치뤄진
지난 8.15경축식에 일부 방북자들이 보인 행동으로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
조가 깨진 후 김중권씨는 민주당 대표직을 사임하고 현재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미뤄 그의 예언은 작게 나마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 언론기관에 비친 설송은 고도의 언론 플레이에 능한
권력 지향적인 '삭발위승'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시대조류를 누구보다
영악하게 읽을 줄 아는 그런 사람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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