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학/철학
초심리학/잠재능력
UFO/신물리학
오컬티즘/미스터리

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동서양 대체의학

창조론/과학적 사실성
창조론/철학과 정치

스켑틱스/기타 주제
KOPSA 박물관

 

대중매체 모니터링
질문과 답

토론방법
토론사례

연구회원 게시판
연구위원 게시판

 

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녹십자와 혈우환자 리뷰’ 국민과 정부와 기업의 관계
  글쓴이 : kopsa     날짜 : 11-03-24 08:21     조회 : 2712    
‘녹십자와 혈우환자 리뷰’ 국민과 정부와 기업의 관계

아래 게시물은 최근 참.과학에서 출간한 ‘한국 제약의 지평 녹십자와 혈우환자 리뷰’의 ‘제15장 제약기업과 기업인’ 중에서 혈우환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보건복지부 기관의 인식에 대한 부분입니다.     

5. 국민과 정부와 기업의 관계1)   

보건복지부에는 국민의 보건과 관련한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라는 두 개의 커다란 조직을 갖추고 있다. 식약청 본청에는 1,400여명에 이르는 직원이 근무하며 연구조직의 성격을 가진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도 238명의 인력으로 시작하였다. 질병관리본부의 인력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검역소를 포함하여 617명이 근무하며 이 중에 연구직은  국립보건연구원 117명을 포함하여 161명이다.

(1)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 자료는 각 기관에서 인터넷에 게시한 자료이다. 녹십자와 혈우환자와 조사위원회 등의 내용은 이 책의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개개인용은 생략한다. 이 항목에서는 국민과 정부와 기업의 관계의 점에서 정부 입장의 양상을 소개하였다. 

식약청이 A 형 간염 바이러스 오염과 관련하여 녹십자의 항혈우 응고인자의 폐기 명령을 내리자 녹십자는  2001.1. 식약청을 상대로 한 폐기명령 부당 소송에서 식약청의 국립보건원의 검사결과와는 달리 고려대.서울대.일본 SRL 실험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하며 검사 과정의 오염 가능성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어느 국가에서 한 국가의 검증기관의 권위가 이렇게 송두리째 도전을 받는 일이 있겠는지, 이들이 노력하는 부분도 있겠으나 관련 전문 집단 사이의 인식이 이 정도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1990년대 초 혈우병 환자의 에이즈 집단 감염은 설혹 녹십자의 IX 인자 제제 훽나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식약청과 보건연구원(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그 감염의 원인을 반드시 규명해야 할 것이다. 이들 기관에 소속된 적어도 수백명의 연구인력은 과학적 평가에서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 보더라도 감염자 중에 12명은 91년 초 검사에서는 음성이었다가, 92년과 93년에 걸쳐 짧은 기간 동안 양성으로 밝혀졌고 그 중에는 훽나인 외의 약물을 투여받은 적이 없고 성적 문란 행위를 한 적도 없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문제일까. 

이들은 1994. 1차 조사결과 외국 제품을 함께 사용했으니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조사위원회의 역학조사 결론을 그대로 정부의 입장으로 채택하였다. 그 후 2004. 2차 조사위원회에서 에이즈 항체 혈청 전환에 6개월의 윈도기간을 도입하자 외국 제품 인자는 사라져 버렸다. 한 국가의 바이러스 질병을 책임진 보건연구원이라면 이런 정도의 역학조사는 자체 내에서 내 놓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2차 조사는 울산대 조영걸 교수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이들의 염기서열이 모두 한국형 subtype B 형 집단에 속하므로  다른 원인이 없는 한 HIV 로 오염된 훽나인에 의하여 감염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한데서 시작되었다. 

그는 직접적인 인과에서 이들 혈우환자의 HIV 유전자가 매혈자를 중심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도 하였으나 그 연관성은 유연관계를 입증할 정도는 아니었고 좀 더 상세한 분석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연구원은 2차 조사의 방침을 말하며 “조사결과 문제가 없을 경우 조교수로 하여금 언론에 공개적으로 해명을 요구하고 조사결과 문제가 있다고 확인될 경우 제약회사에 대해 엄정 의법조치할 것이다”라고 공표하였다. 보건연구원은 조영걸 교수 또는 환자와 기업 사이의 중간자가 아니라 바로 국가 혈액관리를 책임진 주체이다. 그 많은 혈우병 환자들이 집단으로 에이즈에 감염되었고 원인 규명이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인데, 이러한 제3자의 인식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2004. 9. 2차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일반 역학조사에서 “20명의 B 형 혈우감염자 중 최소한 10명이 1990.9.에서 1993.3. 사이에 감염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중 5명은 감염 추정기간 중 국산 혈액응고제제 이외의 다른 외국산 혈액응고제제나 수혈을 받은 기록이 없다”로 밝혀졌다. 분자생물학적 조사 결과는 “대부분의 국내 감염자와 혈우환자는 98% 이상의 bootstrap 값을 갖는 동일 그룹에 속해 있으며 이 그룹에 외국 감염자는 속해 있지 않으며 이는 국내 HIV 감염자를 통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단지 2차 조사에서도 “일부 매혈자와 혈우 환자가 계통수에서 밀접히 위치해 있으나 확률적으로는 유연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결과는 “일부 혈우환자에서 국내 혈액응고제제(IX인자)에 의해서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의심 된다”로 표현되었다.  이것을 두고 오대규 질병관리본부장이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표현한 것은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등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며 조사위원들 사이에 상당한 논란 끝에 채택된 표현이다”라고 부언했다고 한다.

2차 조사위원회는 역학조사에서 일부 에이즈 감염자가 감염 추정기간 중 국산 혈액응고제제 이외의 다른 외국산 혈액응고제제나 수혈을 받은 기록이 없다고 밝혔고 분자생물학적 조사로 국내 HIV 감염자를 통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것은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될 것이다. 다만 문제의 훽나인에 혈액을 제공한 매혈자와 감염 환자 사이의 바이러스의 유전자적 상관성은 밝히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연구 방법론상 한계가 있는 과제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가능성이 의심된다”가 아니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매혈자와 감염환자의 바이러스 유전자적 상관성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심지어 질병관리본부는 2차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혈장분획제제 안전성에 대한 판단-혈우병 치료제를 중심으로’도 함께 발표하여 놀라움을 더해 주었다. 우리의 정부는 “불활화 공정이 도입된 이후 혈장 분획제제는 설령 바이러스 감염위험이 있는 혈장이 제조공정에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불활화 제조 공정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여 녹십자의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혈액제제 뿐만 아니라 어떤 약 제조든지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이 없어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제약기업이 GMP를 제대로 준수하는지 감시 감독할 책임이 있다. 

2010년에도 녹십자는 충남대 서상희 교수를 상대로 명예훼손 손배액이 무려 3억원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 교수가 바이러스 배양 계란이 그 생산.공급과 백신 공급으로 보아 제대로 청정계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이 문제가 백신의 부작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녹십자는 서 교수를 법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것은 식약청의 관리 사항에 속한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의 GMP 문제에 속한다. 신종플루 대유행과 같은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녹십자의 GMP를 근접에서 확인할 책임도 식약청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식약청은 서 교수의 문제 제기에 대해 국민에게 답을 해 주었어야 한다. 녹십자의 서 교수를 상대로 한 소송은 식약청이 자신의 책임을 방기한 가운데 발생한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혈우환자의 정부, 적십자사, 녹십자를 상대로 한 HCV 소송에서 혈우환자회에서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HCV 역학 조사에 대한 진정 건’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HCV 감염 혈우환자의 감염의 원인을 역학 조사를 통해 규명해 달라는 이 진정서는 국가 역학조사를 책임진 질병관리본부로 이첩되었다. 2010.9.10 답변에서 질병관리본부는 “바이러스 불활성화 기법 도입이후 혈액분획제제 등으로 치료받은 혈우환자에서의 C 형 간염 유병률이 일반 인구에 비해 높다면, 이것은 일정한 요인에 의한 C형간염 감염의 개연성을 추정할 수 있으므로, 먼저 국내 혈우환자의 C 형 간염 유병률 현황을 면밀히 분석한 후 역학조사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였다.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2010.11.12. 답신에서 바이러스 불활성화 기법이 도입된 1989년 이후에 출생한 혈우환자에서 C형 간염 감염률이 감소하고 있다며  그 증거로 “2007년 혈우병 백서(한국혈우재단 발간)에 의하면 1988년 이후 출생한 혈우환자의 C 형 간염 유병률은 0.2%임(조사 대상자 591명중 1명이 C 형 간염 감염자)”이라고 제시하며 “전염병예방법 제7조의4에서 전염병이 유행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귀 회에서 요청하신 내용은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위에서 “1988년 이후 출생한 혈우환자의 C 형 간염 유병률은 0.2%임”은 질병관리본부의 능력을 의심할 단서가 된다. 이들은 혈우병 A 환자에 관한 2007년 백서를 참조로 하여 0세에서 19세까지의 환자의 수 591명 가운데 간염 환자가 1명이라는 자료로 0.2%라는 값을 내었으나 15세-19세(1988-1992년 출생자)만 보아도 간염으로 진전된 환자는 1명이지만 anti-HCV 양성자 12명, NAT에만 양성자 3명(2011/03/25 오류를 수정합니다. 백서에 PCR로 양성이나 ALT로 보아 간염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로 나타나 있음), 그리고 검사 결과가 없는 환자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검사 결과가 없는 환자를 제외하면 HCV 감염자는 7.8%이다.

더구나 전염병예방법에 의해 “전염병이 유행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전염병이 유행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은 아닐 것이다. 역학조사는 국민보건에 위해가 되는 위험 요소를 파악하여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전체적으로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며, 그 책임이 있는 국가 기관이 질병관리본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혈우환자는 1970, 80년대에서 시작하여 1990년대로 들어와서도 HCV 감염의 위험 요소에 노출되었다. 누가, 무엇이,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 밝혀줄 역학조사는 관련 학자라면 흥분할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