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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한국,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에서 발견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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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kopsa
날짜 : 02-06-15 14:41
조회 : 8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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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한국,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에서 발견한 것
1. 비판적 사고를 공부해야
비판적 사고 또는 과학적 사고는 아주 간단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말하거
나 주장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이나 주장을 논박할 때 두 가지를 기
준으로 하면 됩니다.
*과학적(사실적) 증거가 있는가?
*논리적 오류가 없는가?
이 두 가지 점에서 최선을 다해 주장하고(자료 조사 등이 필요합니다), 논
쟁 과정에서 부족함이 발견되면 스스로 향상하는 기회로 삼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고 발전적입니까!
우리 주위에는 비판적 사고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간한국"에
연재되는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을 통해 문제를 살펴봅시다. 근원적으로
한의학이나 한의사의 문제이지만 이런 글을 연재하는 신문사 기자의 비판
적 사고 결핍을 문제삼고자 합니다.
2. 옛 책 내용을 진리로 여긴다
"주간한국"에 실린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에는 최근까지 "술과 한의학"시
리즈 글이 네 차례 올라 있습니다. 아래 전문을 복사하여 첨부했습니다. 이
번 설명에서 한의학적 사고의 과학적 사고와 다른 점을 이해했으면 합니
다.
<<<한의학의 특징이 옛 사람의 책을 진리로 여긴다는 점을 말하려고 합
니다.>>>
이경섭의 글 가운데 가장 최근 "술과 한의학 ④ 위스키"의 위스키는 증류
주(증류해서 얻은 술)에 속합니다. 이경섭은 "위스키는 보리와 맥아, 밀, 옥
수수 등을 사용하였기 때문에"라고 하며 보리, 맥아, 밀, 옥수수의 효능을
나열했습니다. 그 중에 짧게 쓰기 위해 보리와 밀의 효과만을 인용하면 다
음과 같습니다.
"보리는 기를 더해 주고 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각기병을 예방
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커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은 곡식이다. 밀은
열을 내려 주고, 목구멍이 마르는 증상을 치료하며, 소변을 잘 내보내고 기
력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돕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와 스트레스를 해소하
는데 도움을 준다."
"술과 한의학 ③ 포도주와 심장병"에도 포도의 효능이 "신농본초경"에 나
와 있다고 하며 "포도는 뼈와 근육이 저리고 아플 때 쓰며 기력을 도우며
의지를 강하게 하고 몸을 살찌게 하고 튼튼하게 하고 찬바람에 잘 견디도
록 한다고 나와 있다"라고 했습니다.
"술과 한의학② 맥주의 두 얼굴"에는 "본경소증"이라는 책을 말하며 "보리
는 맛은 짜고, 기는 약간 차가우며, 당뇨를 치료하고, 열을 내려 주며 기운
을 생기게 하고 소화기를 조절한다고 나와 있다"라고 합니다. 호프도 마찬
가지입니다. 뽕나무과에 속한다며 뽕나무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뽕나무 뿌리는 맛은 달고, 기가 차가워서 폐 속의 물기를 없애고 침에 피
가 섞이는 증상을 치료하고, 열 때문에 생기는 갈증과 부종, 복만 등을 치
료하며, 뽕나무 잎은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땀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이 잡다한 (고대식, 현대식 표현을 망라한)효과라는 것은 의미가 없거나 허
황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의학적 해설이 있다고 말할 지 몰라도 근본이
<<<한의학에서는 옛 사람의 책을 그대로 믿는다는>>> 잘못이 있습니다.
3. 과학적 인과론을 아는가?
"술과 한의학 ④ 위스키"에서 이경섭은 위스키를 말하면서 원료의 효과를
나열하는 것이 스스로도 문제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론 이
곡류 자체와 이들로 만든 술은 다르므로 위스키가 이러한 약효를 그대로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다음에 "하지만 위스키는 다른 술과 비교했을 때 이
러한 특성을 가지는 술인 것만은 확실하다"라고 합니다. 어떻게 확실합니
까?? "술과 한의학 ③ 포도주와 심장병"에도 마찬가지로 "포도로 술을 만
든 것이 포도주이므로, 포도주에도 이러한 약효가 실려 있을 것이며 더불
어 술이 가지는 약효도 같이 발휘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술과 한의학② 맥주의 두 얼굴"에도 보리, 호프(대신에 뽕나무)를 말하고
는 다시 "맥주에는 똑같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작용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맥주 효모의 효과라는 것도 이것저것 적어
놓고 있습니다.
<<<이경섭은 근본적으로 인과론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
4. 유추 추리적 사고
이러한 사고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경섭은 분명히
이런 식 사고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옛 사람의 사고는 물
론 시대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지금 한의학을 말하는 사람의 사고
도 그렇고, 또 무슨 대체의학에서 이치를 찾으려는 사람에게서 발견하는
것이지만 이들은 인과론이 무엇인지 이해가 결핍돼 있습니다.
<<<감각적 사변적 유추를 인과론적 관계와 혼동합니다.>>>
이경섭은 "술과 한의학 ④ 위스키"에서 <<<증류 주는 맑고 정제된 에너
지이기 때문에 가벼워서 위로 움직인다. 그래서 혈분(血分)보다는 기분(氣
分)에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습니다. 맑고 정제된 에너지는 무
엇이고 가볍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위로 올라가기 쉬워 머리에 작
용한다고요???
"술과 한의학 ③ 포도주와 심장병"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저것 심장병
등 포도의 효과, 포도주의 효과를 말한 다음에 백포도주, 적포도주를 아래
와 같이 말합니다.
"한약에 관련된 고서에 보면 붉은 색의 약은 피를 만드는 데 쓰이고 흰색
의 약은 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데 그 이유는 피는 붉고 기는 흰색에 배속
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즉 어떤 식물이 가지고 있는 색은 그것의 효능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데 포도주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색깔을 약효와 연관시킵니다. 그 근본은 붉은 것이 붉은
피에 좋다는 식의 사변적 감각적 유추입니다. >>>
"술과 한의학① 술, 알고 마시면 약된다"에는 수치 법체라는 한의학의 원
리를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수치와 법제라는 것은 삶고, 볶고, 태우는 과
정을 거쳐 약제를 변형시켜 효과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말한다"라고 했습니
다.
그래서 "약제를 술에 담그면 약제에 술의 특징이 가미된다"라고 합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술은 가볍고 위로 올라가며 따뜻하게 데워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의 작용이 보다 인체의 위쪽에서 이루어지며 보다
따뜻한 작용을 하게 된다."
<<사변적 감각적 유추를 인과론적 관계와 혼동합니다. 이것을 미신적 사
고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5. 서양에서도 유사했다
이러한 사고는 동서양 어디서나 과학이 나오기 전에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금을 불로장생 약으로 여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완전하고(녹슬지 않고) 귀
태를 지닌 금이야말로 불완전한 인간의 병과 어쩔 수 없이 늙어 변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막을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또 서양에서도 식물의 맛,
색깔, 모양을 약효와 연관시켰습니다. 붉은 색깔 나는 것이 피에 좋고 심장
모양의 잎이 심장에 좋다는 식입니다.
포주도에서 처음 알코올을 증류했을 때 이들은 알코올을 "포도주의 영"이
라고 보았습니다. 순수했습니다. 그래서 "생명의 엘릭시르"라고 여겼습니
다.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인간을 소우주로 여겨 몸에, 장기에 각각
천체 물을 할당하여 이치를 구성했습니다. 이 모두가 유추 추리에 기초한
것입니다.
이 모두를 소멸시킨 것이 과학입니다. 과학적 방법에 의해 인과론적 관계
를 정성적, 정량적으로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을 연재
하는 신문과 그곳 기자들은 과학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스켑틱스가 비판적 사고를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술과 한의학 ④ 위스키
입력시간 2002/06/06 19:46
우리가 보통 술집에 갔을 때, 많이 접하게 되는 양주 대부분이 위스키에
속한다. 위스키는 증류주인데, 증류주라는 것은 발효된 술로 술밥을 다시
증류하여 만들어 낸 술을 말한다. 증류주는 알코올 함량이 높으며, 술 중에
서도 비교적 늦게 등장했다.
위스키는 12세기 경 켈트족이 생명의 물이라고 여긴 우스퀴보
(Usquebaugh)를 아일랜드에 전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헨리 2세
가 잉글랜드를 정복하면서 스코틀랜드에도 알려졌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
드가 합병되면서 대영제국이 생긴 후 위스키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자, 증
류업자들이 산 속에 숨어서 몰래 제조하기 시작하였다.
이때 맥아를 건조시키기 위한 방법에 의해 향취가 생겼고, 증류한 술을 은
폐하려고 셰리(Sherry)주의 빈 통에 담아 산 속에 숨겨 놓았다. 이로 인해
투명하던 술이 호박색으로 변하고 짙은 향기가 나는 술로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위스키는 발아된 곡류와 물을 원료로 발효시킨 술밥을 증류해서 참나무통
에 넣어 저장한 후 탄생되는데, 단 발아된 곡류는 2%를 넘지 않아야 한다.
위스키는 원료와 제조방법, 풍토 등에 의해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된다.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는 맥아를 원료로 하고,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위스키
와 캐나다의 위스키는 호밀을 원료로 하며, 미국 켄터키 지방에서 만드는
버번 위스키는 옥수수를 주원료로 한다. 우리 나라에서 많이 애용하고 있
는 대부분의 위스키는 발아시킨 맥아로 만든 몰트에 발아시키지 않은 보
리, 밀, 옥수수 등을 첨가해 당화시켜 만든 혼합위스키에 속한다.
증류주 중 위스키는 보리와 맥아, 밀, 옥수수 등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들
의 효능도 또한 가지게 된다. 보리는 기를 더해주고 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각기병을 예방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커 당뇨병 환자
에게도 좋은 곡식이다.
보리의 싹을 틔운 맥아는 그 맛이 달고 독이 없어 복부의 팽만감을 제거해
주며 우리가 흔히 만들어 먹는 음료인 감주를 만드는 데 쓰여 왔다. 밀은
열을 내려주고, 목구멍이 마르는 증상을 치료하며, 소변을 잘 내보내고 기
력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돕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와 스트레스를 해소하
는데 도움을 준다.
옥수수는 식욕과 소화를 촉진하고 폐에 이로우며, 기 순환을 조절하고, 마
음을 가라앉히고 소변을 잘 배출되게 하는 작용을 한다. 특히 옥수수의 수
염은 이뇨작용이 있으며, 간과 담의 기능을 도우므로 근래 부종, 각기, 황
달, 고혈압, 신장질환 등에 사용하고, 씨눈에 있는 양질의 기름과 비타민 E
는 피부의 건조와 노화를 막으며 습진에 대해 저항력을 높여준다.
물론 이 곡류 자체와 이들로 만든 술은 다르므로 위스키가 이러한 약효를
그대로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스키는 다른 술과 비교했을 때 이러
한 특성을 가지는 술인 것만은 확실하다.
증류주는 다른 과실주나 맥주 등의 술 보다 여러 단계를 거쳤기 때문에 보
다 정제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체에서 음식을 섭취하여 에너지로
만드는 대사 과정은 술을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
인체에서 음식을 먹으면, 입으로 씹고, 비장에서 갈아주고, 위장에서 발효
시키며, 소장을 거치면서 증류하여, 대장을 거치면서 찌꺼기를 내보내게 된
다. 이러한 과정에서 진액을 생성하게 되는데, 보다 맑고 정제된 고급에너
지는 두뇌, 이목구비, 내부 장기 등을 만드는 곳으로 보내지고, 탁하고 질
박한 물질들은 근육, 살, 뼈 등을 만드는 곳으로 보내진다.
따라서 증류주를 인체가 섭취했을 때, 이런 맑고 정제된 에너지가 가는 길
로 갈 것이며, 보다 위쪽으로 움직여서 혈분(血分)보다는 기분(氣分)에 작
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인체의 소화과정을 이미 밖에서 거쳐서 들어 왔
으므로 소화 흡수시키기가 더 용이할 것이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증류주는 고급 술이기도 하면서 인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맑고 가벼운 성질이 있으므로 두뇌로 가기 쉽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술과 관련된 뇌 손상은 영양섭취의 부족으로 초래된다고 생각해
왔었지만, 최근 술을 먹고 난 후 바로 뇌의 수축이 동반된다는 보고가 나
왔다.
또한 지속적인 과음 뿐 아니라 불과 수일간의 과음에 의해서도 뇌의 손상
이 나타났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이제 술 한잔을 마시더라도 이것저것
잘 생각해 보고 적절하게 마시는 것이 건강을 위해 필요할 듯하다. 멋진
음주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맡겨진 과제라고 생각된
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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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술과 한의학 ③ 포도주와 심장병
입력시간 2002/05/31 17:33
벌써 초여름이다. 여름은 타오르는 불길 같은 기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잎사귀는 짙어지고 밖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소리도 여름다워진다. 이
여름이 짙어지면 포도도 익어가고 포도가 다 익으면 어디선가는 이 포도들
을 따서 포도주를 담글 것이다.
인류는 약 8,000년 전부터 포도주를 마셔왔다. 처음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000~4,000년전 경이며 이후 페니키아 이집트 등지나
로마에서 중요한 무역상품으로 변모하여 그들의 점령지에 포도를 재배하여
포도주를 생산하였다.
이들은 강물이 흐르는 계곡을 택하여 포도를 심었는데 그 이유는 강 주변
의 숲을 제거하여 적의 잠복을 방지하기 위해서, 또 강을 이용하여 포도주
를 운반하기 위해서였다. 로마가 쇠퇴하면서 포도밭은 황폐해 졌고 중세에
접어들면서 수도원에서 필요한 만큼만 포도주를 만들었다.
이후 십자군 원정이후 다시 활발하게 포도주를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봉
건 사회가 무너지고 시민 계급이 부상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되었다.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은 포도를 터뜨려 여기에 산화를 방지하는 아황산 염
을 첨가하고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면서 알맞은 온도를 유지해주고 발효가
끝나면 액체와 고형물을 분리시킨다.
이후 발효가 끝나지 않아 당분이 남아있는 포도주를 다시 발효시키는 과정
을 거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온도를 낮추고 방치하여 찌꺼기를 분리한 후
사과산을 젖산으로 바꿔주는 감산발효를 하여 맛을 부드럽게 하고 향기를
좋게 만든다.
이 결과물들을 참나무통에 넣고 숙성시킨다. 이렇게 복잡하고 정성이 요구
되기 때문에 포도주가 그렇게 깊은 향기를 지니는 것인지도 모른다.
포도는 중국의 오래된 약초서적인 ‘신농본초경’에도 등장한다. 포도는
뼈와 근육이 저리고 아플 때 쓰며 기력을 도우며 의지를 강하게 하고 몸을
살찌게 하고 튼튼하게 하고 찬바람에 잘 견디도록 한다고 나와 있다.
이러한 약성을 가진 포도로 술을 만든 것이 포도주이므로, 포도주에도 이
러한 약효가 실려 있을 것이며 더불어 술이 가지는 약효도 같이 발휘될 것
이다.
단 포도를 꾸준히 먹으면 몸이 가볍고 오래 산다고 하나 많이 먹으면 가슴
이 답답해지고 눈이 침침해진다고 하니 이는 포도가 당분이 많은 과일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당뇨가 올 수 있다는 과학적인 분석을 담
고 있는 말이다.
포도주는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고 항 산화 작용과 종양 억제 효과가 있다
고 한다. 포도주에는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혈소판 응집 억제, 항균,
중금속 독성 억제 등의 작용을 한다.
최근 이태리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포도주를 적당히 마시면 기억력과
관련된 신경조직 성장 촉진 효소를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 증가하므로 기
억력과 학습능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이것은 적정량
을 마셨을 때의 얘기이다.
과한 음주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인들이 영국이나 미국인들에 비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률이 낮다고 한다.
포도주에는 백포도주와 적포도주가 있어서 백포도주는 생선이나 해산물,
흰 살코기 요리에 잘 어울리고, 적포도주는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하
는데 여기에서도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한약에 관련된 고서에
보면 붉은 색의 약은 피를 만드는 데 쓰이고 흰 색의 약은 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데 그 이유는 피는 붉고 기는 흰 색에 배속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즉 어떤 식물이 가지고 있는 색은 그것의 효능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데 포
도주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아무래도 붉은 포도주는 혈분(血分)에 많이 작용할 것이며 백 포도주는 기
분(氣分)에 많이 작용할 것인데 이를 음식의 색과 맞춘 것이 단지 시각적
인 아름다움만을 위해 그랬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생각난 김에 오늘 저녁 퇴근하는 길에 진한 향이 묻어나는 포도주 한 병을
사 들고 가야겠다. 촛불을 켜고 잔을 마주치는 모습을 그려본다. 역시 행복
은 가까운 곳에 있나 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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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술과 한의학② 맥주의 두 얼굴
입력시간 2002/05/13 11:39
요즘처럼 춥지도, 덥지도 않은 한가한 늦봄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야외 카
페에 앉아 맑은 유리잔에 담긴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기고 싶다. 저무는
해가 비추는 맥주의 황금 빛은 언제나 풍요로운 저녁 들녘과 나의 어린 시
절을 함께 생각나게 한다.
맥주는 맥아 또는 맥아와 녹말질의 원료, 호프 등을 주원료로 하여 발효시
킨 뒤 여과하여 만든 술이다. 맥주는 BC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수메르 민족이 최초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보리를 건조하여 분쇄
하고 이것으로 빵을 구워낸 후, 빵을 부수고 물을 넣어 자연 발효시켜서
만들었다.
BC 3000년경에는 이집트에서도 맥주를 제조하였고 이 기술이 그리스와 로
마에까지 전해졌다. 이후 수도원에서 더 나은 맥주를 만들게 되었고 15세
기 이후 맥주에 호프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19세기에 파스퇴르가 열처리 살균법을 발견하여 보존 기간이 길어지게 됐
고 한센이 효모를 순수 배양시킴으로써 맥주의 품질이 더욱 좋아졌으며 폰
린네가 암모니아 냉동기를 발명하여 공업적 양조가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광고를 통해 많이 소개된 것처럼 비열처리 공법이 개발되어 더욱 맛있는
맥주가 만들어지고 있다.
맥주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원료는 맥아다. 맥아는 보리의 싹을 틔워 건
조시킨 것으로 이렇게 싹을 틔우는 과정에서 양조에 필요한 효소가 생긴
다. 이외도 맥주의 상쾌함과 알싸한 맛을 더해주는 호프와 맥주의 안정성
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녹말 옥수수가루 쌀 등이 첨가된다. 이런 원료들
로 맥아즙을 만들고 이를 발효해 여과시켜서 맥주를 만들어낸다.
보리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곡물로 한약에 쓰이는 약재다. ‘본경소증’이
라는 책을 보면, 보리는 맛은 짜고, 기는 약간 차가우며, 당뇨를 치료하고,
열을 내려주며 기운을 생기게 하고 소화기를 조절한다고 나와있다. 여기에
싹을 틔운 맥아는 소화제로 흔히 쓰이는 약재다.
호프는 뽕나무과의 다년생 넝쿨식물로 서늘한 지역에서 자라는데 이와는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류의 약재로 뽕나무가 있다. 뽕나무 뿌리는 맛은 달
고, 기가 차가워서 폐 속의 물기를 없애고 침에 피가 섞이는 증상을 치료
하고, 열 때문에 생기는 갈증과 부종, 복만 등을 치료하며, 뽕나무 잎은 추
웠다 더웠다 하면서 땀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맥주에
는 똑같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작용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맥주 효모는 고혈압이나 빈혈, 피부와 모발의 노화
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유산균의 증식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또한
일본에서 밝혀진 바로는 항암 작용도 있다고 한다. 다만, 모든 것은 양면성
이 있는 만큼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주는 찬술이므로, 평소에 몸이 차가운 사람이나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장이 차가운 사람,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마시면 좋지 않은 작용을 할 수
도 있다. 몸이 더 차가워진다거나, 감기가 더 내부 장부로 들어가서 설사로
변한다거나, 생리통이 심해진다거나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상태를
잘 보고 맥주가 적당한지 한 번쯤 돌이켜 보는 것이 음주 후유증을 피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만약 내 몸이 맥주를 부른다면 잘 보관된 신선한 맥주를 시원하게 한 뒤
탄산가스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 주는 거품과 함께 즐겁게 마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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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술과 한의학① 술, 알고 마시면 약된다
입력시간 2002/05/03 18:59
술은 알코올 함량 1%이상의 음료를 말한다. 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이나 길다. 사람이 수렵과 채취를 하던 시대의 술은 과실주였고 유목시대
에는 가축의 젖으로 만든 젖술을 빚었다.
농경시대에 와서는 곡물을 원료로 하는 곡주가 만들어 졌는데 녹말을 당화
시키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점차 곡류 양조주가 만들어 졌다. 동양에서는
중국에서 황제의 딸 의적이 처음으로 술을 빚었다고 전해진다.
우리 나라의 고전에도 술 이야기가 가끔 등장한다. ‘제왕운기’라는 책에
보면 하백의 딸 유와가 해모수의 꾀에 속아 술에 만취된 후 해모수의 아이
를 잉태하였는데 그가 주몽이라고 한다.
술은 여러 용도로 이용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 때,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 신과의 교류를 할 때, 약으로 쓰일 때 등등… 술이 없다면
인간사회가 제대로 유지될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한의학에서도 술이 차지
하는 영역은 넓다.
여러 가지 약재로 약술을 만들어 직접 치료 목적으로 쓰기도 하지만 약물
을 수치 법제하는 데에도 많이 사용된다. 수치와 법제라는 것은 삶고, 볶
고, 태우는 과정을 거쳐 약제를 변형시켜 효과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말한
다. 약제를 술에 담그면 약제에 술의 특징이 가미된다.
술은 가볍고 위로 올라가며 따뜻하게 데워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
서 약의 작용이 보다 인체의 위쪽에서 이루어지며 보다 따뜻한 작용을 하
게 된다. 술을 넣고 볶으면 그 성질이 더욱 따뜻해진다. 단 술에도 비교적
따뜻한 술과 차가운 술이 있고 재료도 각양 각색이므로 이에 따라서 약간
의 차이가 있게 된다.
술은 제조 방법에 따라 양조주, 증류주, 혼성주로 나뉘어 진다. 양조주는
과일이나 곡류, 기타 원료에 들어있는 당분이나 녹말을 곰팡이와 효모의
작용에 의해 발효시켜 만든 술로 알코올 함량이 3~18% 정도로 낮다. 이들
은 변질되기 쉬우나 원료의 특유의 향기와 부드러운 맛을 간직하고 있다.
증류주는 발효된 술 또는 술밥을 다시 증류하여 얻는 술로 알코올 함량이
35~60%정도로 브랜디, 위스키, 보드카, 진, 럼, 데킬라, 고량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혼성주는 양조주나 증류주에 과실, 향료, 약초, 감미료 등을 첨가하고 여기
에 당분을 더하여 침출하거나 증류하여 만든 술로 리큐르라고 불린다. 주
로 약용이나 칵테일로 많이 쓰이며, 인삼주, 매실주, 오가피주, 진, 각종 칵
테일주 등이 속한다.
술의 원료나 제조방법에 따라 인체에 작용하는 힘과 방향이 다르다. 보다
정제된 맑은 기운을 가진 술은 마시고 나면 우리 몸의 상부, 즉 맑은 기운
이 모이는 곳으로 이동하며 탁한 술은 아래쪽으로 작용한다. 뜨거운 술은
우리 몸을 달구며 차가운 술은 달구는 듯 하다가 기운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술들의 특징 때문에 안주 문화도 이에 따라 각기 다른 것 같다. 흔
히 맥주 안주로 치킨을 선호하고 소주 안주로 시원한 해산물 찌개나 골뱅
이 무침 등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차가운 맥주의 안주로서는 따뜻한 닭이 어울리고 뜨거운 소주 안주로서는
시원한 해산물이 어울린다. 이 얼마나 산뜻한 음양의 조화인지. 이렇게 사
람들은 일일이 이론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자연의 섭리를 따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안주 뿐 아니라 해장을 하는 데에도 각종 술의 특색을 알면 도움이 된다.
술독을 제거하려면 그 술독의 성질을 잘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자
신의 몸 상태를 알고 그에 적합한 술을 마시면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도
있다. 이왕 마시게 되는 술이라면 알고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할 듯하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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