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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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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 일루미나티의 인구감축 계획을 위한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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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eky
날짜 : 12-04-16 14:28
조회 : 6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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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음모론을 담고 있는 드림대시(DREAMDASH)[1]라는 블로그에 게시된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 – 저들은 이것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2]라는 제목의 포스트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옮긴 것이다. 포스트에 게시된 글은 자폐증 발생의 유력한 원인으로 백신을 지목하고, 이에 대해 인구를 감축하기 위한 일루미나티의 음모라고 설파한다. 포스트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 현황 및 사실(Fact)I
A-1. 10년간 자폐아 78% 증가
A-2. 현재 자폐아 비중 : 88명 중 1명
A-3. 자료 : 질병관리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B. 현황 및 사실(Fact)II
B-1. 지극히 정상적으로 출생, 생후 1~2년 동안 정상적인 성장. 갑작스러운 발병
B-2. 백신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자폐아의 비율도 증가
B-3. 미국의 어느 지역 : 3세 이전까지 30개가 넘는 백신 접종
B-4. 백신의 주요성분은 수은, 백신의 유해물질이 자폐를 일으켰을 것이라는 주장
C. 의혹제기 및 해석
C-1. 제약회사들은 자폐증과 백신의 연관성 부인
a.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포기 할 수 없기 때문
b.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c. 제약사로부터 광고를 받고 있는 주요 언론은 이에 대해 침묵
C-3. 인구를 감축하고자 하는 일루미나티의 계획
a. 바이러스와 백신을 통한 일루미나티의 인구감축 계획의 예
b. 일루미나티들이 장악한 다국적 제약회사
c. 자폐아 양산은 출산의욕을 저하시키기 때문
D. 결론 : 일루미나티의 음모
D-1. 백신판매를 통해 이윤 확보
D-2. 동시에 인구감축 아젠다 실현
이 글의 주장은 매우 놀랍다. 일루미나티 음모론은 차치하고, 이글은 의료나 예방접종에 대해 갖고 있던 일반의 신뢰를 흔드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백신과 의학에 대해 문외한이며 어떠한 판단을 내릴 만큼 충분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관련 내용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보고 이 글의 오류여부를 따져보았다.
■자폐증 발병의 증가
음모론이 소문(rumor)과 다른 점은 사실(Fact)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음모론의 근거로 삼고 있는 ‘사실’ 부분을 먼저 살펴보면, 가장 먼저 자폐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지적한다. 이에 대해 ‘자폐증 증가 추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검색을 해보았다. 그러자 영국과 미국의 관련 통계가 실린 웹페이지를 결과로 얻을 수 있었다.
‘미국내 자폐아 증가 추이’라는 포스트는 출처가 ‘2008년 8월 15일자 <세계일보>’로 표시돼 있다. 여기에서는 자폐증 진단을 받는 어린이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발표를 인용했다. 1990년대 이전에는 미국의 어린이 1만명당 자폐아 수는 4~5명이었지만, 최근에는 1만명당 67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한다.[3]
또 다른 검색 결과는 2002년 5월 15일자 <healthcare.joinsmsn.com>에 게재된 ‘영국 자폐아 증가추세’라는 제목의 기사다. 이 기사에서는 BBC방송 뉴스 온라인이 소개한 영국자폐증학회(NAS)에서 초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설문 결과 3분의 2가 5년 전에 비해 자폐아가 늘었다고 답했고, 영국 초등학생의 자폐아 비중은 86명에 한명 꼴로 중등학생에 비해 3배정도 높게 발생했다고 한다.
또, 이 기사에서는 MMR(홍역-볼거리-풍진)백신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는 점과 이로 인해 MMR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전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영국의 교육당국이 자폐아가 증가하는 추세가 진단율이 높아져서인지 아니면, 실제 환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는 점이다.[4]
검색 결과와 비교했을 때, 자폐증이 증가추세에 있다는 지적은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그리고 일부 백신의 경우 자폐증 유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일각에서 실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예방접종과 자폐증 발병의 관계
먼저 B-1을 보면, 생후 1~2년 동안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다 갑작스럽게 자폐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자폐증은 아동이 보이는 행동 유형과 출생 후 발달 과정에서의 경과에 근거하여 진단한다.[5] 따라서 영아기에 자폐증상이 쉽게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즉, 갑작스럽게 발병했다기보다는 일정한 시기에 발육상의 문제가 주로 발견됨으로써 그 시기에 집중적으로 자폐증 진단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B-2와 B-3은 백신접종의 증가와 자폐증의 상관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백신접종과 자폐증 사이의 역학(疫學)적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는 한, 이 둘은 별개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정황만으로 백신접종이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빈약하다.
한편, B-4에는 백신의 주요성분이 ‘수은’이라는 정보가 제시되고, 이를 비롯해 백신에 포함된 각종 유해물질이 자폐증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추리를 펼친다. 이 경우는 과학계의 실제 논란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신의 성분, 수은’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검색되었다.
2004년 6월 14일자 <서울경제>의 ‘백신 수은 방부제 성분 자폐증세 유발 할수도’라는 기사에서는 ‘컬럼비아대 매디 호닝 박사팀’이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분자정신병학(Molecular Psychiartry)>에 게재한 내용을 인용해 “일부 백신에 사용된 수은 방부제 성분이 자폐 행동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6]
검색결과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점은 백신부작용에 관한 서적이었는데『백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팀 오시 지음, 오경석 옮김, 여문각)와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스테파니 케이브 지음, 차혜경 편저, 바람)라는 책이 있다.
『백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의 저자와 역자는 카이로프랙틱이라는 대체의학 분야의 전문가이다. 목차와 소개를 살펴보니 백신을 만드는 제약회사의 비윤리적 행태와 함께 자연치료법의 필요성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7]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의 저자는 의학박사이고 자폐증 연구로 알려진 의사 에이미 홈즈[8]의 동료라고 한다. 편저자인 차혜경 박사는 의료인이며 ‘안전한 예장접종을 위한 모임(www.selfcare.or.kr)의 대표로 소개돼 있다. 책의 내용은 아토피와 천식, 소아당뇨, 발달장애와 자폐증 등의 원인이 예방접종일 수 있다는 의혹과 함께 백신부작용의 위험성을 다루고 있다.
기사와 책 소개 등을 살펴보니, 글의 ‘B 부분’은 실제 논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백신의 주요성분이 수은”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서는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과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부 백신의 방부제에 수은이 포함돼 있다”라고 말해야 하고, 수은이 자폐증의 원인일 가능성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
■음모론적 해석의 문제
이 글이 다소 과장된 측면은 있지만 자폐아가 증가하고 있고, 사회와 의학계에서는 예방접종의 부작용으로 자폐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 또, 몇몇 관련 도서의 정보를 통해 예방접종의 부작용을 감추거나 이를 부정하는 제약회사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윤을 추구하는 제약사의 입장에서 법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매출감소를 우려해 백신의 위험성을 부인할 가능성이나, 광고주의 입김이 언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도 공공연하게 알려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약회사의 태도를 인구감축을 위한 일루미나티[10]의 의도로 해석한 것은 너무 갑작스럽다.
신세계질서(NWO: New World Order)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흑막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하는 일루미나티의 존재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음모론이다. 설사, 세계 주요 인사들이 이러한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그림자 정부’라거나 NWO를 위해 ‘인구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 근거가 너무 빈약하거나 황당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음모론이 제기하는 비밀스러운 세력의 존재여부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들이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뭐라 판단하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글처럼 사회적 문제를 음모론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은 이에 대한 대응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백신의 불완전성과 예방접종의 위험성을 해결하기 위해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연구와 조사를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피해자를 도울 수 있고, 앞으로 있을 피해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원인을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음모세력으로 돌릴 경우 현실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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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REAMDASH 블로그에 게시된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 – 저들은 이것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는 제목의 포스트. 2012.3.31 http://bit.ly/IuI0Yx
[3] ‘미국내 자폐아 증가 추이’ <세계일보> 2008. 8. 15 http://bit.ly/HPNuGY
[4]‘영국 자폐아 증가추세’ <중앙일보> 2002. 5. 15 http://bit.ly/IHjy5v
[5]안동현, ‘자폐증(Autistic Disorder)’ <월간 의약정보> 2006.012 http://bit.ly/ILpsOk
[6]‘백신 수은 방부제 성분 자폐증세 유발 할수도’ <서울경제> 2004. 6. 14 http://bit.ly/HEltIV
[7]『백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 여문각, 2006년,
http://www.yes24.com/24/goods/2172151
[8]『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바람, 2007년,
http://www.yes24.com/24/goods/2655716
[9]‘자폐증, 수은과 연관있다’ <동아닷컴> 2003. 6. 19
http://news.donga.com/3//20030619/7955783/1
[10]‘일루미나티’ <위키백과> http://bit.ly/IEC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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